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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JI漢眞錄

漢字, 人工知能

歷史는 理解의 깊이를 더해 갈수록 더욱 興味롭고도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漢字의 일부는 自然과 事物의 形象을 본뜬 데서 出發했고, 이후 意味와 소리를 結合하는 方式으로 高度의 抽象化를 이룬 文字體系다. 그 造形性과 意味의 層位는 漢詩와 書藝를 비롯한 여러 藝術의 土臺가 되어 왔다. 그렇기에 漢字는 참으로 소중한 遺産이다. 漢字는 비단 中國만의 文化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쓰는 수많은 單語도 漢字語다. 오늘날 한글이라 부르는 訓民正音을 우리의 固有文字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脈絡을 자세히 보면 조금 다르게 읽힌다. 訓民正音은 百姓이 말을 쉽게 적고 널리 쓸 수 있도록 만든 文字體系였다. 새로운 文字가 만들어진 뒤에도 學術과 公文書의 中心에는 漢文과 漢字가 오랫동안 남았다. 그러므로 漢字를 쓰는 일이 韓國的이지 않다고 보기보다는, 오히려 東亞의 文化를 깊이 理解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漢文은 오랫동안 東亞 知識人社會의 共通文語였고, 漢字는 그 共有文字였기 때문이다. 그런 面에서 보았을 때, 各國이 漢字가 지닌 高度의 抽象性과 깊은 文化的 層位를 충분히 理解하고 있는지는 疑問이다. 中國은 新中國의 成立 이후 傳統文化와의 斷絶을 겪었고, 文化的으로도 退步한 局面이 있었다고 나는 본다. 韓國에서도 漢字를 접하고 능숙하게 읽고 쓰는 機會가 世代를 거치며 크게 줄어들고 있다. 日本도 新字體를 導入해 일부 字形을 簡略化했다. 臺灣의 事情은 더 살펴볼 必要가 있겠지만, 우리의 文化的 뿌리를 다시 돌아볼 必要가 있다는 것은 分明하다. 漢字와 抽象化를 생각하다 보면 또 하나 興味로운 地點에 닿는다. 20世紀 末부터 本格化된 온라인 世界는 오프라인 世界를 抽象化한 空間이라고 볼 수 있다. 그 抽象空間에서 이루어진 實驗 가운데 가장 멀리 나아간 것이 人工知能이다. 이제 그 實驗들이 다시 現實世界에 巨大한 影響을 미치는 時代가 到來했다. 지금 우리는 온라인 空間에서 人間의 言語活動과 認知業務의 상당 부분을 代理할 수 있는 存在를 이미 갖고 있다. GPT, 이를테면 ChatGPT 5.6과 같은 模型은 내가 보기에는 온라인 空間의 휴머노이드라 부를 만한 水準에 충분히 이르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現實社會에 影響을 미칠, 기존 機械와는 意味와 次元이 전혀 다른 새로운 時代의 機械를 만들어 가고 있다. 抽象空間에서 얻은 成果가 다시 現實空間을 바꾼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數學에 期待해 온 役割이 아니었을까. 조금 더 本質的인 層位로 들어가면, 우리는 지금 眞正으로 神에게 挑戰하는 時代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보는 휴머노이드 時代의 가장 중요한 意味 가운데 하나는 國家權力의 集中에 있다. 個人이 高度의 휴머노이드를 生産하기는 어렵다. 그 生産과 運用에는 巨大한 資本과 計算基盤이 必要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尖端技術은 國家 또는 國家와 結合한 巨大組織에 從屬될 可能性이 크다. 그 結果 國家機構는 더욱 效率化되고, 지금과 같은 數의 公務員을 必要로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때에는 高度技術의 所有權과 統制權이 少數의 사람에게 集中되고, 그들이 巨大한 機械와 組織을 支配하며, 나아가 國家權力까지 掌握할 可能性이 커진다. 여기서 문득 東洋哲學에서 말하는 太極을 떠올린다. 權力의 集中. 모든 것이 하나의 中心으로 모인 뒤 다시 새로운 秩序로 分化하는 모습은, 하나에서 陰陽이 갈라져 나오는 太極의 思惟와 맞닿아 있지 않은가. 그러한 集中은 危險인 동시에, 社會의 非效率을 解決하며 우리가 새로운 社會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里程標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